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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다미주 신경이론의 정의, 미주신경의 구조, 미주신경의 기능

by cychology 202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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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미주 신경이론의 정의

다미주 신경이론 (polyvagaltheory)은 Stephen Porges 박사가 개발한 진화론 및 계통발생학에 기반한 뇌신경발달모형이다. Stephen Porges 박사는 처음에 다미주 신경 이론을 주장할 당시에 조산아들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조산아들은 심장 박동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심장이 뛰지 않아 위험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심장 박동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하는 미주신경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다미주 신경이론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바로 심리치료사들이다. 심리치료사들은 트라우마를 가진 내담자들을 심리치료하면서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트라우마를 가진 내담자들은 자신의 트라우마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압도되어 해리되거나 부동반응에 빠지기 일쑤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치료사들은 다미주 신경이론에서 주장하고 있는 미주신경의 역할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에 다미주 신경이론에 기반한 심리치료 기법을 만들게 되었고 Stephen Porges 박사와 협력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Stephen Porges 박사도 이런 의미에서 자신의 다미주 신경이론은 아직도 진화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미주 신경이론은 신경계에 관한 순차적인 작동모형이다. 이론에 따르면, 포유류의 신경계는 진화 과정에서 두 개의 미주 신경계를 발전시켰다. 포유류의 신경계는 양서류와 파충류의 신경계를 기반으로 포유류의 산소 소비를 지원하는 독특한 신경계를 발달시켰다. 이는 포유류의 신경계가 양서류와 파충류의 신경계보다 복잡해졌기 때문에 산소소비량이 더 많아졌기에 일어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2. 미주신경의 구조

인간의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나눌 수 있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이루어져 있으며, 말초신경계는 척추에서 뻗어 나온 중추신경계의 가지가 온 몸으로 뻗어 나가 분포해 있다. 말초신경계는 다시 체성신경계와 자율신경계로 나눌 수 있다. 체성신경계는 보통 수의적인 운동을 관장하는 신경계로 우리가 의지를 갖고 마음먹은 대로 조절할 수 있는 근육의 움직임 등에 관여한다. 반면 자율신경계는 주로 호흡, 심장박동, 소화기관의 운동 등 우리 의지대로 조절하기 어려운 불수의적인 운동과 관련된다. 다미주 신경이론 이전의 자율신경계에 관한 작동 모형은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ous system)와 부교감신경계(parasympathetic)의 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교감/부교감 신경계는 서로 길항적으로 작동하여 건강한 균형상태를 이룬다. 하지만 다미주 신경모형은 여기서 더 나아가 부교감신경계의 두 개의 가지(branch)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 부교감신경의 두 개의 가지는 등쪽 미주신경(dorsal vagus nerve)과 배 쪽 미주신경(ventral vagus nerve)으로 나누어진다. 다미주(poly)라는 이름도 이 미주신경의 다른 가지를 의미하기 위해 붙여진 걸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다미주 신경이론에서 균형은 교감신경계 sympathetic와 등 쪽 미주신경 dorsal vagus nerve, 그리고 배 쪽 미주신경 ventral vagus nerve 사이에서 작동한다. 기존 교감/부교감 모형이 2개 신경계의 길항적 모형이라면, 다미주 이론의 3개 신경계의 다중적 작동 모형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미주신경은 원래 숨뇌에서 나오는 열번째 뇌신경을 말한다. 아래 그림에서 미주신경 vagus nerve(X)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미주신경은 여러 개의 가지로 분리되어 심장, 인두, 성대, 내장기관 등 신체 기관 여러 곳에 분포한다. 미주신경은 우리 신체에서 가장 길고, 자율신경계 중에서 부교감신경, 감각 및 운동신경의 역할을 수행한다.

뇌신경 cranial nerves

미주신경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등쪽 미주신경 dorsal vagus nerve과 배 쪽 미주신경 ventral vagus nerve으로 나누어지는데, 아래 그림에서 배 쪽 미주신경은 인두 신경가지(pharyngeal branch)와 후두 신경가지(laryngeal branch)로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목 주변에서 그 위치를 확인 가능하다. 등 쪽 미주신경은 목 아래쪽으로 길게 뻗어져 나와 심장 가지(cardiac branch), 폐 신경다발(pulmonary plexus)과 연결된 것이 보인다. 더 나아가 식도와 위, 비장, 간, 신장, 소장, 대장까지 미주신경이 분포해 있다. 이처럼 등 쪽 미주신경은 흉부와 복부 장기 거의 대부분에 분포하여 영향을 미친다.

미주신경 vagus nerve

3. 미주신경의 기능

그럼 이러한 미주신경은 우리 몸 곳곳에 분포하여 어떤 역할을 수행할까?

미주신경이 바로 우리 자율신경계 조절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우리 신체가 대처할 필요가 있는 도전적이고 위협적인 상황에서 신체적, 정서적 필요에 따라 반응하여 그에 맞는 적절한 생리적 변화를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미주신경은 혈압과 심장박동율을 낮추는 등의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유를 들어 설명해보자.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만약에 중간중간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자전거는 미친듯이 속도를 높여 달려갈 것이다. 우리 심장도 이와 유사하다. 미주신경이 중간중간 심장 박동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며 심장은 점점 더 빨리 속도를 높여갈 것이다. 미주신경이 작동하기에 심장이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며 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주신경은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 시켜 우리 몸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자연스러운 졸음이나 잠에 빠질 때에도 미주신경의 작동이 관여하게 된다. 반면에 우리가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죽음에 직면하게 되면 미주신경이 급작스럽게 작동하기도 한다. 마치 피뢰침에 벼락이 치면 우리 집에 있는 전력이 차단되는 시스템이 작동하듯이, 우리 신체에도 이와 같은 작동 기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유기체가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압도적이고 위협적인 부정적인 감각이나 정서가 발생하면 미주신경은 급하게 브레이크를 걸어 유기체를 생리적으로 중지 시킨다. 이를 영어로는 셧다운(shut-down)이라고 하며, 유기체는 부동반응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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