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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경험 회피(experiential avoidance)는 개인이 불편하거나 고통스러운 생각, 감정, 기억, 상황을 회피하려고 시도하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우울증,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다양한 심리 장애에서 흔히 관찰됩니다. 부정적 경험을 회피하는 것은 일시적인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악화시켜 고통과 회피 행동의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경험 회피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최신 인지행동치료인 수용 전념 치료에서는 이러한 경험 회피를 심리 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간주합니다.

    한편, 경험 회피를 이해하는 데 또 하나의 유용한 이론은 스티븐 포지스 박사가 제안한 다미주 신경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자율 신경계(ANS)가 스트레스 반응을 어떻게 조절하고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제공합니다. 다미주 신경 이론에 따르면, 자율 신경계(ANS)는 세 가지 계층적 하위 시스템으로 구성됩니다: 배 쪽 미주 신경 복합체(VVC), 교감 신경계(SNS), 등 쪽 미주 신경 복합체(DVC)가 그것이며, 이러한 각각의 하위 시스템은 스트레스 관리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이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신체심리치료 기법들, 예를 들어, Somatic Experiencing®에서는 트라우마 증상은 생리적으로 완결하지 못한 자연스러운 생존 반응이 엄청난 에너지를 유기체 내에 갇히게 하고 이러한 에너지가 신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다양한 신체적, 심리적 증상을 만들어 낸다고 주장합니다. 완결하지 못한 생리적 과정은 경험 회피와 깊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다미주 신경 이론의 관점에서 경험 회피를 살펴봄으로써,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출처: pixabay

    2. 경험 회피에서 자율 신경계의 역할

    배 쪽 미주 신경 복합체와 안전

    배쪽배 쪽 미주 신경 복합체(VVC)는 안전감과 사회적 참여와 관련된 신경 시스템입니다. 이는 평온하고 안전한 조건에서 활성화되어 연결과 소통을 촉진하는 행동을 유도합니다. 배 쪽 미주 신경 복합체(VVC)가 최적의 상태로 기능할 때, 개인은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에 참여하고 안전감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트라우마와 만성 스트레스는 배 쪽 미주 신경 복합체(VVC)가 기능하지 못하도록 방해하여 개인이 안전하고 연결된 느낌을 갖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러한 손상은 경험 회피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개인은 사회적 상황과 감정적 경험을 위협적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참여에서 배 쪽 미주 신경 복합체(VVC)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치료 환경에서 경험 회피를 해결하는 데 중요합니다. 결국에 배 쪽 미주 신경 복합체를 활성화시켜, 사회적 참여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트라우마 생존자의 경험 회피를 다루는 핵심적 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교감 신경계와 투쟁-도피 반응

    교감 신경계(SNS)는 투쟁-도피 반응을 담당하며, 신체가 지각된 위협에 대처하도록 준비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개인이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하면, 교감 신경계(SNS)가 활성화되어 심박수가 증가, 호흡이 가빠지며, 경계심이 증가하는 등의 생리적, 심리적 변화가 나타납니다. 투쟁-도피 반응은 단기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는 적응적이지만, 교감 신경계(SNS)의 만성적 활성화는 경험 회피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개인은 자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며, 주변 상황 및 사물, 사람 등 모든 것들이 위험으로 지각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이러한 사람들은 과민반응을 보이거나 잠재적 위협에 과도하게 민감해져 불안과 공포를 유발하는 상황을 회피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회피는 스트레스와 부적응적 대처 전략의 악순환을 지속시켜 심리 장애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등 쪽 미주 신경 복합체와 부동화

    등 쪽 미주 신경 복합체(DVC)는 부동화 및 '셧다운 shut down' 반응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실신하거나 얼어붙는 등의 반응을 유발합니다. 등 쪽 미주 신경 복합체(DVC)가 활성화되면, 개인은 무감각, 해리, 정서적 둔마 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동화 반응은 직접적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적응적일 수 있지만, 등 쪽 미주 신경 복합체(DVC)가 이러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다면 문제가 됩니다. 부동화에 빠진 개인은 지속적인 경험 회피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개인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정서적 경험에서 물러나 자신을 보호하려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철회는 고립감과 무기력감을 유발하여 트라우마로부터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경험 회피에서 배 쪽 미주 신경 복합체(DVC)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누군가 부동화에 빠져 있다면 약간의 교감 신경계 활성화를 통해, 움직임을 일으키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그다음 단계로 교감 신경계의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사회적 참여의 상태로 유도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출처: pixabay

    3. 결론

    경험 회피는 개인의 정신 건강과 웰빙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미주 신경 이론의 관점에서 경험 회피를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그 생리적 기저와 자율 신경계(ANS)의 스트레스 반응 조절 역할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배 쪽 미주 신경 복합체(VVC), 교감 신경계(SNS), 등 쪽 미주 신경 복합체(DVC)는 각각 스트레스 관리와 행동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트라우마와 만성 스트레스는 이러한 하위 시스템 간의 균형을 깨뜨리고 경험 회피를 통해 심리 장애를 지속시키고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치료 전략은 경험 회피의 생리적 기저를 다루어야 합니다. 배 쪽 미주 신경 복합체의 사회적 참여 시스템의 활성화가 경험 회피를 다루는 데 핵심적인 사항입니다. 이를 위해, 심호흡, 명상, 요가와 같은 방법은 미주 신경을 자극하고 자율 신경계(ANS)를 과활성화나 부동화 상태에서 사회적 참여 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미주 신경 이론에 기반을 둔 Somatic Experiencing®와 같은 신체심리치료법에서는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마땅히 했어야 할 자연스러운 반응을 완결시킴으로써 트라우마 생존자들의 회복을 돕습니다. 이처럼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방어반응은 온전히 트라우마 상황을 직면해야만 자연스럽게 출현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생존자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 심리적 증상들은 일종의 경험 회피처럼 트라우마 상황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 데서 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향후 다미주 신경 이론과 수용 전념 치료와 같은 경험 회피를 심리장애의 핵심 원인으로 보는 치료법들 간에 통합적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경험 회피를 심리적이고 인지적인 차원에서가 아닌 생리적인 신경계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더 효과적인 치료적 접근방법이 개발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