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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미주신경의 역할 개요
미주신경은 등 쪽 미주신경과 배 쪽 미주신경 가지로 구분된다. 등 쪽이라는 용어는 해부학적 용어로 등 지느러미 쪽, 즉 뒤 쪽을 가리킨다. 반면 배 쪽이라는 용어는 배 부위, 즉 앞 쪽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이 미주신경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할까?
* 등 쪽 미주신경
- 산소를 절약하는 시스템
- 산소 소모를 차단하여 에너지 사용을 낮춘다.
- 위협 상황에서의 부동 반응(freeze response)
- 심장박동수 감소
- 호흡수 감소
- 신진대사 최소화
* 배 쪽 미주신경
- 높은 산소 소모율
- 사회적 참여(social engagement)와 관련되는 신경
- 심장박동을 미세하게 조정한다.
- 교감신경이 유기체의 시스템을 장악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 교감신경
- 혼돈의 에너지로 비유된다.
- 공격을 위해 자원을 동원한다.
- 위험으로부터 도피하기
- 정서적으로는 불안과 분노를 경험한다.
즉, 등 쪽 미주신경은 위협 상황에서 유기체를 보호하기 위한 부동 반응을 일으키고, 교감신경은 공격성을 만들어 싸우거나 도망가기 반응을 유발한다. 배 쪽 미주신경은 사회적 참여 시스템을 활성화시켜서 주변 동료의 도움을 요청하도록 동기화시킨다. 이 세 가지 작동 모드가 일어나는 첫 번째로 사회적 참여 반응, 두 번째로 투쟁도피 반응, 세 번째로 부동반응의 순서로 일어나게 된다. 참고로 생리적 관점에서 볼 때, 유기체가 부동반응에 들어갔다면, 빠져나오는 순서는 이것과 반대로 일어나게 된다.
2. 사회적 참여
이해를 돕기 위해 위협 상황에서의 구체적인 예시로 원숭이 무리의 스트레스 반응의 예시를 들어보자.
무리 생활을 하는 원숭이 무리에 멀리서 침입자가 접근해오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나무 위에 있던 원숭이는 침입자를 발견하고 위협을 감지한다.
약간의 교감신경계의 각성과 함께, 이 원숭이는 다른 동료들에게 우리 무리에 침입자가 다가옴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이는 위협에 대한 일종의 사회적 참여 반응이다. 이로써 동료 원숭이들은 다가와서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침입자를 감시하는 것을 함께 하며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이때 배 쪽 미주신경이 관여하여 교감신경계의 지나친 각성을 억제하고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등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도록 돕게 된다. 아직 위험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흥분해서 교감신경계를 빠르게 각성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사람들 사이에 관계의 비유를 들어보자면, 크게 화내지 않고도 충분히 대화로써 해결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과도하게 화를 내고 흥분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라. 이러한 대처방법은 그리 적응적이지 않다.
사회적 참여 시스템이 작동하면 배 쪽 미주신경 가지에 연결된 인두와 후두 신경을 자극하여 목소리를 내어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고 위협을 알리는 행동을 한다. 위협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지는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그것에 압도되지는 않는 적절한 자기 조절이 가능한 상태이다.
3. 투쟁도피 반응
만약 이 상황에서 침입자가 물러나서 위협이 해소되면 원숭이의 신경계는 원래의 안정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침입자가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접근하여 위협이 계속되면 교감신경계는 더욱 각성된다.
이때에 교감신경계가 각성되며 스트레스 반응을 하게 된다. 심박수는 증가하고 혈류량이 증가하며 투쟁-도피에 필요한 큰 근육들에 혈류가 공급되며 유기체는 싸울 준비를 하게 된다. 마치 자동차 엔진의 출력을 높여 빨리 달릴 수 있게 만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동공은 확장하여 주변 지형지물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받아들이고, 어디로 도망갈지, 상대와 어떻게 맞서 싸울지, 어떻게 주변 환경을 이용할지 판단할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소화와 배설 기관은 모두 멈추어 안정 상태 이후로 소화 및 배설 작용을 미룬다. 마치 내 몸이 사자의 먹이가 될 상황에서 아침에 먹고 나온 치킨 한 조각을 소화시킬 여유가 없는 것과 같다. 그리고 사자가 나를 쫓아오는 상황에서 용변을 보기 위해 멈출 수 없는 것과 같이 이치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생존뿐이다. 간에서는 포도당을 혈류로 방출시켜 유기체가 싸우거나 도망칠 때 필요한 에너지원을 공급한다. 마치 엔진에 연료를 빠르게 공급해야 하는 것과 같다. 부신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방출되며 이로 인해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반응들을 가속화시킨다. 불이 붙은 땔감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이 같은 생리적인 스트레스 반응들을 가속화시킨다. 이는 마치 유기체를 전투태세로 돌입시키는 것과 유사하다. 신체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외부의 위협에 맞서 싸울 때인 것이다.
4. 부동 반응
만약 이때에 적에게 대항할 힘이 없거나 무력하다고 판단되면, 부동 반응(freeze response)에 들어가게 된다. 이것은 얼어붙기를 통해 마치 죽은 척하여 생존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겁에 질린 원숭이는 안전한 곳에 숨거나 꼼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에 등 쪽 미주신경이 활성화되어 심박수를 낮추고 호흡수를 낮추며 신진대사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신진대사를 최소화하는 것은 야생동물들에게 진화적으로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첫 번째는 포식자인 적에게 탐지되는 확률을 낮추게 된다. 포식자인 맹수들은 움직이는 대상을 포착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신진대사가 최소화되면 포식자 입장에서는 먹잇감을 탐지하기 어려워진다. 두 번째는 포식자들은 죽은 동물을 먹지 않는 습성 때문이다. 야생에서 포식자들이 상한 고기를 잘못 섭취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는 질병과 심지어 죽음일 수도 있다. 따라서 포식자들은 살아서 움직이는 동물을 직접 사냥해서 먹기를 선호한다.
아울러, 등 쪽 미주신경은 위협 상황이 해소되어 흥분되었던 교감신경계를 안정화시킬 때에도 관여하게 된다. 또한 위협이 해소되고 동료들과 안전함을 느끼고 상호작용 시에는 배 쪽 미주신경도 작동하게 된다. 이처럼 자율신경계는 교감/부교감 신경계가 조화를 이루며 상황에 맞게 유기체가 적응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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